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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심리] 심리상담 (4)

by 순수그잡채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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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금) 4회차

 

"모성과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엄마 같다고 느끼는 것이에요, 그 부분이 강해보여요

첫상담 때 부터 여성스러움이 느껴졌었어요"

 

 

처음 상담 때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덕분에 나의 새 집을 기반부터 조금씩, 천천히, 견고하게 짓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의 나를 생각해볼 때,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통해 신체적인 부분을, 심리상담을 통해 정신적인 부분을 새롭게 다시 만드는 느낌이랄까

 

 

타인에 대한 과한 친절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고,

죄책감을 안느껴도 되며,

조금 더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되뇌며 보냈다.

 

친구에게는 화해의 편지를 썼지만,,

전해줄 기회를 못잡고 있었다.

 

 

자기 희생적인 타인에 대한 돌봄이 결국

내가 받고 싶었던 돌봄과 사랑의 결핍에서 왔다는 부분도 계속 생각해봤는데

마지막에 드는 의문은

'그럼 이 결핍을 어떻게 해결해야하지?' 였다.

 

혼자 생각해봤을 때 답은 간단한 것 같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기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좋은 것을 해주기

예를 들면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맛있는 음식을, 열심히 공부해서 성취감을, 나만의 취미활동을 하기

 

 

다니고 있는 정신건강 의학과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으면서 받은 조언, 느낀점 등을 얘기드렸는데

굉장히 좋아하셨고, 결국 나의 기질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영향이 크다고 한 번 더 짚어주셨다.

칭찬은 뿌듯했다.

 

상담에서도 이 얘기와 더불어, 나의 근황 - 과한 친절을 조심하기, 친절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내 결핍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등 얘기드렸다.

 

1월은 연구 과제 제안서 작성 때문에 바빠서 사람을 만나는 사회 생활을 거의 못했다 (여유가 없었다)

그랬기에 워크샵 이후로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내 바뀐 생각을 실천해볼 일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내가 실천했던 행동의 예로

 

새벽에 편의점을 들어갔는데, 알바생이 마침 바닥을 청소하고 있었다. 반짝반짝 깔끔했다..

옛날의 나라면 '아이구 방금 청소하셨는데 죄송해요 하하' 하면서 들어갔을 텐데

그날의 나는 그런 생각만 하고 거침없이 우다다다다 들어가서 내가 필요한 것만 사고 아무말 없이 나왔다.

그러곤 혼자 뿌듯해 했다. '그래 이거야!'

 

하고 선생님한테 얘기하니까 웃으시더라..^^;

 

 

사실 이번 상담에서는 어떤 주제에 대해 얘기해야 할지 잘 몰랐다.

중간 중간 침묵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점점 할 얘기가 줄어드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가 술, 담배 등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나는 건강에 안좋으니 담배 안피고, 안좋아하고, 술도 그렇게 즐겨 마시진 않는다.

 

선생님은 이해를 잘 못하시는 듯하시며 얘기했다.

"너무 모범생 스타일이에요. 그러면 매력 없을 수 있어요"

 

처음엔 약간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말하셔서 당황했고, 말넘심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매력' 부분에서 또 느껴지는게 있었다.

내 과거 모든 연애에서 모두가 그렇게 느꼈고, 결국 대부분은 그게 헤어짐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 맞습니다..'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이어나갔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너무 가둬놓는 느낌이에요"

라고 설명해주셨다. 그러고는 '일탈' 을 해볼 필요가 있으며

내가 생각하는 '일탈' 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음 뭘까 일탈..? 감을 잘 못잡았다. 

 

예를 들면 담배를 펴볼 수도 있고, 술자리, 헌팅포차, 클럽, 동호회 등이 있을 거라고 설명해주셨다.

다 나한테는 뭔가 망설이게 되는(부정적인 느낌?) 일들 이었다. 그래서 '일탈' 인거구나 싶었다.

 

요점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었다, 그게 굳이 이성일 필요는 없으며.

(사실 새로운 이성을 만날 생각이 없기도 했다..)

 

해보고 싶은 것 중에 복싱이 있다고 얘기했지만,

그것 보다는 사람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은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막바지에 선생님께서 내가 여성스럽다고 얘기해주셨다.

이것도 평소에 생각해본적이 있다.

'나 좀 여성스러운 것 같긴해' 라고..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모성과다' 라고 하셨다.

다른 사람이 나를 엄마로 느끼게 되는 것,

내가 다른 사람을 자꾸 챙기니까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해주셨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훈련소 기간에도 동기 애들은 나를 엄마, 내 옆 다른 동기를 아빠라고 부를 정도였다...ㅋㅋ

 

'선생님,,, 그래서 저 어떡해야 하죠..? 저 그래도 정상적인 남자 맞아요.. (시무룩)'

"아 그건 알아요,, 혹시 남자 좋아하나 했는데, 그건 또 아닌것 같더라고요ㅋㅋ"

 

 

선생님이 주신 해답은 역시나 '운동' 이었다. 

운동을  통해 호르몬이나 태도적인 변화를 유도해볼 수 있다고.

 

기존에 달리기 위주의 운동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보라고도 권유해주셨다.

 

'모범생', '매력 없음', '모성과다', '여성스러움'...

찝찝했지만 모두 나를 설명하는 표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마지막 결제하고 서명을 해야하는데, 

내가 보통 하는 서명은 '하트'.... 였다. 

하트를 그려드렸다..... 

 

'하 이것조차도 여성스럽네요' 하고 자조섞인 농담을 하고

상담실을 나섰다......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많은 생각을 들게해주는 상담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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