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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심리] 심리상담 (3)

by 순수그잡채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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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금) 3회차

 

"다른 사람에게 과하게 베풀고, 그러지 않으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강박이고,

그게 반드시 선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해요"

 

 

연구실, 그리고 지도교수님이 고문으로 계신 회사가 같이 워크샵을 진행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회사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가 되었고, 

전날까지 내 할 일을 열심히 해서 깔끔하게 마쳤다. 

덕분에 워크샵에 대한 의욕(잘하고 싶은?)도 뿜뿜이었다.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 없이 잘 보냈다.

하지만 친한 동료였던 한 친구에게는 큰 실수를 했다.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섰는지, 불필요한 과한 친절을 베풀었고

이제는 대단하지 않아도 되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과잉 보호를 하게 되었다.

 

불편해 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챙기지 않을 때 내가 느끼는 죄책감에 지배되어

친구의 입장보다 내 불편한 감정을 더 우선 시 했다.

 

워크샵이 끝나고 돌아가는 내내 '왜그랬지, 왜이렇게 오버했지' 싶었다. 

 

 

다행히 그 날이 심리상담 가는 날이었다.

내 행동을 다시 복기해보고 선생님께 얘기드렸다.

 

이번에도 내가 생각지 못했던(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쪽이 더 맞는 것 같다) 조언을 많이 들었다.

내가 과잉보호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나는 미안함, 불편함, 죄책감을 느꼈는데,

'그것은 강박이다' 라고 정확하게 짚어 얘기해주셨다.

 

또한 '그 친절이 반드시 선의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내가 했던 것은 '타인의 자율성을 해치는 행동이다' 라고 따끔하게 얘기해주셨다.

 

'아차!! 그렇구나..' 또 한 번 크게 깨달았다.

'그랬으면 안됐는데 하..' 한탄을 했는데,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터질 일이었어요, 지금이라도 알게 된게 다행이에요"

정답이었다.

 

"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연습을 하세요, 죄책감 안느껴도 돼요"

 

 

저번 시간과 이번 시간에 상담을 기다리면서

쌓여있는 사용된 컵을 보니까

뭔가 해드려야 할 것 같고, 하면 좋아하실 것 같고, 그러면 나도 좋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설거지를 해드렸다.

 

"그런 행동 하면 안돼요, 그냥 두셔야 해요"

잘 이해가 됐다. '아 안그래도 되는구나, 미안한 마음, 불편한 마음 안느껴도 되는구나..'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 연습을 하겠다 다짐했다.

 

 

지난 시간 마지막에 얘기했던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상담 전에 미리 어머니의 스토리, 아버지와 같은 회사에서 만났고, 

같이 장사를 하고, 형과 나를 낳고, 일만 하시고, 아버지에게 챙김을 잘 못받은 내용 등을 미리 정리를 해왔다.

 

결국 내가 어머니에게 느끼는 감정은

'안타까움, 안쓰러움, 미안함, 나라도 잘 챙겨드려야 한다는 생각' 이 가장 큰 것 같았다.

결국 그런 마음과 

내 과거의 경험, 어릴 때 받지 못했던 '내가 받고 싶었던 돌봄과 사랑'에 대한 결핍 등이 합쳐져

착한 아이 증후군이 시작되었을 것이고,

 

그런 결핍이 결국 타인에 대한 자기희생적인 돌봄 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해주셨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어머니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대하는지 항상 보고 배워왔고,

(타인에게 정말 친절했고, 자기 아픈 몸을 이끌면서도 타인에게 만큼은 친절했고,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다음 날 일어날 때까지 끙끙 앓다가 다시 일하러 나가고 그러셨다)

 

나도 그 모습을 보면서 따라하기 시작했으며, 남들이 필요한 것이 정말 잘 보이기 시작했으며

(나는 그것을 '센스' 라고 생각했었다)

그 친절에 대한 감사에서 성취감, 자존감을 느껴왔다.

 

하지만 그것은 '센스' 가 아니라 '내가 받고 싶은 돌봄' 이었으며

나는 결국 내 안 깊숙한 부분에 자리한 '돌봄과 사랑에 대한 결핍' 이 큰 동력이 되어있던 것이었다.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나 애정결핍인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이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조금 더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아요"

이번에도 크고 깊은 조언들을 얻고 상담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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