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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4.06.03~07 예비군 동미참 훈련

by 순수그잡채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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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clip/UgkxP6wgT2qPMN64XlE5SLyzG5Dy0K8Cwqj8?feature=shared

1:05 (한시 오분) - 검정치마 (cover 최유리) 라이브클립 (훈련 대기하다가 찾은 띵곡!)

21년 병특 전역을 하고 22년도 부터 예비군을 시작했고

작년까지는 박사과정 중이므로 학생 예비군을 다녀왔다.

올해도 당연히 그러겠지 싶었는데

 

이럴수가 수료생은 더이상 학생이 아닌가보다..

동미참 훈련을 지정받았다.

 

학생 예비군이 좋은게 훈련을 하루만 받으면 되고

학교에서 셔틀버스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반면 일반인들은 동참(2박 3일) 혹은 동미참(4일동안 출퇴근) 훈련을 받게된다.

나는 당연히 한 4년은 학생 예비군으로 꿀을 쪽쪽 할 줄 알았지만 

수료부터는 학생 예비군이 아니라니,, 

 

뭐 어쨌든 6월 두째주 한 주를 통으로 합법적으로 쉴 수(?) 있게 되는 거라

나름 나쁘지않다고 생각했다.

 

병특이라 훈련소 한 달 생활이 끝이었던 나는 군 생활이나 훈련 받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다.

실제로 훈련소 한 달이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휴가였다.

회사 다니고, 논문 실험해야하고, 여러 고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시기였기 때문에

속세를 떠나 아무 책임, 걱정과 불안 없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되었고

정해진 하루 루틴, 운동, 식사가 있었기에 정말 편했다.

공익 친구들과 같이 훈련을 받기도 해서 힘들게 시키지도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훈련이 생략된 점도있었고)

 

지금도 학업과 내 스스로에게 치이고 있는 중이라

쉼이 필요했다. 하지만 제대로 이뤄낸 것이 없기에 떳떳히 쉴 수가 없는 상황

이것도 뭐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긴 한데,,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뭐 어쨌든 합법적으로 얻어낸 한 주간의 휴식 기간이다. 

마침 운동도 잘 안하고 방구석에 박혀 있는 날이 많았고

살도 좀 쪘기때문에 훈련 받으면서 기초 체력 좀 다지자고 마음먹었다. 

 

다행히 안양 박달훈련장이 집에서 한 시간 정도밖에 안걸렸다.

적당히 늦지않게 도착해서 보니

이번주는 동작구(흑석, 상도, 사당 쪽) 예비군들이 훈련 받는 기간인가 보다.

 

군복은 상의가 배부분이 살짝 껴서 불편했다. 뱃살이 많이 늘어났나보다...

동미참은 처음이고 첫날이기에 살짝 긴장을 했지만

다 받아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오히려 훈련 내용이 너무 별거 없어서 약간 당황했다. 

 

예비군들은 다들 20대 중-후반 사회생활을 하다 온 사람들이라

기본적으로 통제에 잘 따르는 편이었고

너무나도 당연히 아무도 훈련에 별 관심이 없었다. 

대기시간에는 다들 각자 휴대폰 하기 바쁘고

훈련 중에는 대다수가 의욕이 없었다. 

뭐 나도 다를바 없고 이해가 됐다. 

 

일단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들 그냥 본인의 현생에 치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나는 오히려 다양한 훈련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경험을 해볼 수 있고, 

공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적어지며

오랜만에 햇빛도 쬐고 사람구경도 하고 풍경도 보고

운동도 시켜주니 (물론 힘들지만) 

좋았다 (물론 귀찮은 것도 있지만) 

 

논문 작업에 대한 압박, 랩미팅 준비에 대한 압박, 출근에 대한 압박 없이

속된 말로 뇌빼고 책임 질 일 없고 시키는 대로 몸만 움직이면 되기에.. 오히려 편했다

군복이라는 유니폼이 주는 편안함도 있었고

정해진 출퇴근에 그날그날 정해진 훈련계획이 있다는게 맘 편했던 것 같다. 

역시 나는 조직생활이 조금 더 잘 맞지않나 싶었다. 

(얼른 취업을..)

 

총은 역시나 무거웠다.

FPS 게임을 좋아하는데 역시 영화나 게임하던거와는 많이 달랐다.

총을 들고 뛰거나 언덕을 오르는게 정말 힘들었다. 역시 게임은 게임일 뿐..

 

오랜만에 쏴본 총은 역시 재밌다. 총소리는 정말 크다.

게임과는 정말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훈련소 당시 처음 들었던 총소리는 정말 충격이었다. 

전쟁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지않을까 싶었다. 

 

훈련 과목은 총 여섯 개

1. 안보 교육 (영상 시청)

2. 영상 모의 훈련 (게임처럼 스크린에 대고 총을 쏘는 훈련)

3. 실제 화기 훈련 (K2 소총 가지고 실제 사격하는 훈련) - 제일 중요

4. 핵 및 화생방 훈련 (방독면 및 방호복 착용 훈련)

5. 야지 훈련 (산이나 들판에서 적들과 대치하는 모의 전투)

6. 시가지 훈련 (도심에서 적들과 대치하는 모의 전투) 

 

5, 6 훈련이 밖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총기를 들고 움직여야 하고

하필 햇볕이 쨍쨍한 한주여서, 특히 야지는 경사가 있는 흙밭 길이라 체력적으로 다들 힘들어 했다. 

 

나는 총을 쏴볼 수 있는 영상 모의랑 실제 사격이 제일 재밌었고,

핵 및 화생방 훈련도 전시 상황에서 유용하기에 의미 있다고 느꼈고

야지&시가지 훈련도 서바이벌 체험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전쟁에 나간다면 참 무서울 것 같다.

장비들은 무겁고, 총은 생각보다 쏘기 어렵고 

총기 가늠좌로 적을 보는게 생각보다 시야가 너무 좁아져서 어렵기도 했다. 

그리고 엎드려쏴도 표적 맞추기 어려운데, 서서 쏘는건 정말 말도 안될 것 같다. 

물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크고..

부디 전쟁이 안나기를 바란다..

 

안보교육을 제외한 5과목을 3시 전까지 이수하면되고

3시부터 안보 교육을 하고 4시즈음에 퇴소하면 하루가 끝난다. 

아침에 일찍 온 순서대로 일찍 내보내주기도 하고

앞 번호 조로 배정받으면 5과목을 점심전까지 모두 이수 할 가능성이 올라가서 

휴식 시간이길다. 

 

거의 천명이 훈련받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것 같고,

다들 게임이나 유튜브 인스타를 주로 한다. 

나는 노래듣거나 쇼핑하거나 특히 당근을 엄청 본 것 같다ㅋㅋ

요즘 미니PC랑 자전거가 너무 사고싶다 :) 

진짜 한주 동안 일도 안했고,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 없이

편하게 몸 움직이고 휴대폰만 하면서 보낸 것 같다. 

집에와선 시원하게 샤워하고 밥먹고 다시 방구석에 찰싹..

 

 

훈련장에서 안양역까지 마을버스 타는게  중요한 일이었다. 

줄을 앞쪽에 타이밍 좋게 잘 서야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약 20분소요)

그리고 일찍 와서 앞번호의 조로 배정받는 것도 중요하다. 

 

1~3일차 까지는 32조, 28조, 28조로 배정받았는데 (1개 조 당 10명) 

점심식사 전까지 5개 과목을 이수한 날은 3일차가 유일했고

일단 다 끝내놓으면 3시 안보교육까지 편하게 쉴 수 있기에 좋았다. 

(1~18조 까지는 일찍 온사람들이라 훈련 자체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한다)

 

계속 일찍와야지 했는데 역시 게을러서 잘 안되드라.

보통 7시 20~30분에 출발했는데 

1~10조 받을라면 얼마나 일찍 출발해야 하나, 

이게 더 일찍 출발할 만큼의 가치가 있나 싶었다. 

 

마지막 4일차는 6시 즈음에 일어났는데

너무 가기 귀찮아서 화장실에 앉아서 멍때리다가

그래도 하반기에 더 더울때 가는 것 보다는 

마지막 하루만 해치우면되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6시 45분 쯤에 출발했다. 

 

지하철도, 버스도 매우 쾌적했다!!

7시가 조금 넘어가면 가산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정말 정신도 없었는데,, 

 

훈련장에는 7시 40분쯤 도착했고 

아직 입소시작을 안해서 한 50명 정도 줄서있었다. 

할게 없어서 몇명인지도 세어봤다. 

내가 62번째 였는데 무조건 앞조라서 맘편했다. 

(나보다 일찍 오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싶었다..)

8시에 입소를 시작했고 내가 받은 조는 3조!! 

성공했다는 맘에 기분이 매우좋았다. 

 

훈련도 11시 40분까지 5개 모두 이수완료하였다. 

마지막 사격도 잘 쏴서 흡족흡족

(몸에 견착을 잘하고 긴장을 줄이고 숨을 잘참는게 팁)

 

무튼 훈련기간동안 편하게 여러 생각정리, 쇼핑, 운동 등 

나름의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현생 좀 살아봐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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