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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밥] 천양희

by 순수그잡채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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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WcLRvoTKnQ?feature=shared

방황하는 젊음 - 최유리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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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내 방 책장 위에 장식되어있다.

항상 눈에 띄게 두었지만,

당장 지난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궁지에 몰린 마음에 아무것도 씹지 못하고 있었다.

 

차마 그 힘든 마음을 씹지는 못하고

위장이 가득 차도록 음식만 꾸역꾸역 넣고 있었다.

음식을 아무리 채워 넣어도 마음은 나아지질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왜 소화하질 못하니' 라고 질책을 했었다.

 

결국 막바지에

닥달한다고 바뀌지 않을 나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냥 지쳐서 그런거니까, 기다려주자. 그리고 좀 쉬자'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에도 바닥을 칠 때까지 고장나버리고 난 후에야

밖으로 나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나마 완전한 밑바닥은 아니었고, 기간이 너무 길지 않았다.

토/일/월/화/수 5일을 무기력하게 누워있었고

우연히도 목요일 부터는 상당히 회복되었다 (최근 글에서 언급했던 박사 선배의 위로 덕에)

 

그 후로 글을 쓰는 현재까지 텐션이 굉장히 높다..

도대체 지난주가 이해가 안됐었다.

'왜 밥을 못씹고 있었지' 하고.

조울인걸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 기분이라는게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통일텐데

나를 되돌아보면 최댓값과 최솟값이 너무 극적인 느낌이랄까.

이런걸 확실히 검사할 수 있는 걸까,, 선생님께 한 번 여쭤봐야겠다.

 

 

고치고 싶다. 완치는 못해도 나아지고 싶다.

불안정한 내 삶을 내 '스스로' 소화하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글을 정말 잘쓰는 친구가 써준 <밥>. 글씨에 마음씨가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