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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일지

(지극히 주관적인) 박사과정 진학 시 고려해야 할 사항

by 순수그잡채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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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히도 특별한 사건은 없는데,

최근 그냥 전체적인 의욕이 많이 떨어졌었다.

5일정도를 무기력을 겪고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무기력에서 겨우 벗어난 그날

우연히 먼저 졸업한 선배랑 커피 한 잔 하면서 얘기나누다

많은 위안을 얻게되었다.

 

대학원 박사과정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본 한 주가 되었다.

 

박사과정 진학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당연히 정답은 아니며, 그냥 단순히 내 주관일 뿐이다.

 

 

1. 궁극적인 목적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 심화 연구 (찐으로 연구가 좋은 사람) or 박사 타이틀 (취업, 자기만족 등) or 취업 도피 or 아무 생각 없음

(사람마다 각 항목의 우선순위나 비율이 나뉠 것 같다.

나는 창피하지만.. 취업을 위한 타이틀, 자기만족, 그리고 취업을 도피하기 위해 박사과정을 선택했었다.

또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회피했지만,,, 이제는 수치심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2. 석사 연구주제로 일단 취업을 해볼 생각은 없는가

: 석사 디펜스가 끝난 시점부터 박사 1학기 시작 전까지 약 3개월이란 짧은 기간이지만,

어쨌든 취업을 도전해보고, 박사 과정 신청을 포기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유일한 기회이다.

그리고 대학원을 벗어나 일단 취업을 해서 회사 생활을 해보면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고

대학원과 회사 생활을 다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진다!!

회사 생활을 하다가 박사과정 진학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석사 전문연 기간 동안의 회사 생활이 정말정말정말 소중했다)

 

3. 앞으로 3~5년동안, 부모님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 + 주변 친구들과 본인을 스스로 비교하지 않을, 혹은 비교하더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

: 페이가 좋은 랩이면 모르겠지만, 보통은 아마 이미 취업한 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월급일 것이다.

대부분은 생활비가 넉넉하진 않을 거고, 힘든 과정을 버티기위해서는 적당한 사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받는게 무조건 좋다.

그리고 이미 취업한 친구들과 만나게되면 연봉관련 얘기도 많이하게되고, 점점 한 번 만날 때 드는 비용이 정말 많이 든다..

버틸 수 있는 재정적인 기반과 든든 혹은 덤덤한 멘탈이 필수,,

 

4. 학교에 3~5년 더 남아 있을 자신이 있는가

: 주변인들과 자신을 비교한다는 맥락은 3번과 동일하다.

적게는 한, 두살 부터 많게는 열살 이상.. 차이가 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는 내 자신이 바라보면 가끔 현타가 온다.. 대학 입학한 지 벌써 12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좋다,,

긍정적인 성격일 수록 좋다.

 

5. 정신건강 잘 챙길 자신이 있는가

: 사회생활, 더 나아가 인생 자체가 그렇긴 한데

특히 박사과정은 스트레스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든다.

내 주변 대부분의 박사 졸업 및 과정생들(10명 정도)이 극심한 스트레스 혹은 다사다난한 박사과정을 보냈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덕분에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라는 위안이 얻게 되었다. 

특별한 일 없이 잘 졸업한 사람도 당연히 있다. 3명 정도 되는데, 생각해보면 그들은 일할 땐 빡세게 일하고, 놀땐 또 잘 놀고, 쉴땐 잘 쉰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의 경우는 쉬는게 쉬는게 아닌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항상 뭔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 했지만 뭔가 불안한 느낌, 내가 쉬어도 되는지 등등.. 잘 쉬고 잘 자는게 정말 어렵다. 

 

6.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과 본인의 성향이 잘 맞는가

지도 스타일은 두 가지 정도인 것 같다.

 i.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ii. 방생

다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건 본인의 성향과 일치하는 지..

나는 나름 정말 좋은 환경(존경스러운 지도교수님, 연구 환경,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수님의 스타일은 방생에 가깝고, 내가 왠만한 걸 주도적으로 해야한다. 

그렇지만 나는 의욕이 안생기고, 마감 기한이 닥쳐야 일을 하게되고

연구에 대한 동기를 스스로 잘 못찾고 헤매는 기간이 더 많다.

그래서 오히려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압박을 받았으면 싶다.

내 의지가 문제라는 건 당연히 안다. 

배부른 소리겠지만 암튼 그렇다.. 나름 극복해보기 위해 노력도 하지만 쉽지는 않다.

반면 다른 동료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논문을 찾아 읽거나, 자유로운 환경을 정말 잘 활용하는 등

방생 스타일을 정말 맘에 들어한다.

 

 

아무튼.. 처음 박사과정 진학 할때는 

그냥 적당히 버티면 되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다. 진짜 쉽지 않다 박사과정..

'어줍잖은 의지로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근데 다시 돌아가도 나는 박사과정을 선택할거다..

박사 타이틀을 얻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을 알기 때문에

 

 

P.S. 석사과정도 기간의 차이일 뿐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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